2021.11.09. | 생명의 삶 | 백상욱 목사
안녕하세요.
요한 서울 교회를 섬기는 목사 백상욱입니다.
짙어가는 단풍과 함께 가을 속으로 더욱더 깊게 들어가고 있습니다.
들판에 누른 곡식만큼이나, 우리 마음도 풍요로워 지고 있죠.
그런데 어떤 사람은 마음이 넉넉하지 못하고, 풍요롭지 못하고, 고통 속에 신음하고 호소하는 사람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욥이 그러한 사람입니다.
욥의 이 고통은 자신이 당하는 환경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그를 위로하기 위해서 한 말이 더 큰 고통을 심어 주고 있지요.
오늘 그런 욥의 고통에 대해서 욥 스스로가 어떻게 호소하고 있는지 본문 말씀 속으로 들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욥기 11장 1절부터 16절까지의 말씀입니다.
바른 경청의 자세가 위로의 시작입니다
욥기 21장 1절에서 16절 말씀입니다.
1 욥이 대답하여 이르되 2 너희는 내 말을 자세히 들으라 이것이 너희의 위로가 될 것이니라 3 나를 용납하여 말하게 하라 내가 말한 후에 너희가 조롱할지니라 4 나의 원망이 사람을 향하여 하는 것이냐 내 마음이 어찌 조급하지 아니하겠느냐 5 너희가 나를 보면 놀라리라 손으로 입을 가리리라 6 내가 기억하기만 하여도 불안하고 두려움이 내 몸을 잡는구나 7 어찌하여 악인이 생존하고 장수하며 세력이 강하냐 8 그들의 후손이 앞에서 그들과 함께 굳게 서고 자손이 그들의 목전에서 그러하구나 9 그들의 집이 평안하여 두려움이 없고 하나님의 매가 그들 위에 임하지 아니하며 10 그들의 수소는 새끼를 배고 그들의 암소는 낙태하는 일이 없이 새끼를 낳는구나 11 그들은 아이들을 양 떼 같이 내보내고 그들의 자녀들은 춤추는구나 12 그들은 소고와 수금으로 노래하고 피리 불어 즐기며 13 그들의 날을 행복하게 지내다가 잠깐 사이에 스올에 내려가느니라 14 그러할지라도 그들은 하나님께 말하기를 우리를 떠나소서 우리가 주의 도리 알기를 바라지 아니하나이다 15 전능자가 누구이기에 우리가 섬기며 우리가 그에게 기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하는구나 16 그러나 그들의 행복이 그들의 손 안에 있지 아니하니 악인의 계획은 나에게서 멀구나 |
친구 소발의 말이 끝나자, 욥은 자신의 답답한 마음으로 이렇게 호소합니다.
욥이 답답한 심정으로 친구들에게 하고 있는 말에 일성이 무엇일까요?
본문 1절과 2절을 읽어보겠습니다.
1 욥이 대답하여 이르되
2 너희는 내 말을 자세히 들으라 이것이 너희의 위로가 될 것이니라
욥이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 말 좀 자세히 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제발 내 말 좀 들어달라'
'너희들이 나에게 하고 싶은 많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 처지와 입장을 좀 살피고 내 말을 좀 들어달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고난당한 사람, 어려움에 처한 사람, 자신의 삶이 답답한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주옥같은 교훈과 책망의 이야기나 통찰력을 준 어떤 그 이야기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공감입니다.
공감이 되어야 위로가 되고, 위로가 되어야 그다음에 마음이 열려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급한 마음과 조급한 생각으로 먼저 입을 열기 때문에 고통과 아픔을 당한 사람의 마음을 열기도 전에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 뱉기 때문에, 고통당한 사람의 마음은 더욱더 아프고 고통스러울 수 있는 것입니다.
공감은 모든 소통의 기본입니다.
공감의 기초요 필수적인 것은 경청입니다.
잘 들어줄 때, 먼저 자신 안에 맺혀있는 아픔과 상처를 다 토해 내도록 잘 들어줄 때
비로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날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고, 답답함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에게 섣부른 신앙의 논리를 전해 주기 전에,
먼저 그의 처지가 어떠한지, 그의 마음은 어떠한지, 무엇이 그리 힘든지
그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공감해주고 경청해주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지금 욥이 하고는 이야기예요.
'내 이야기를 자세히 좀 들어달라'
우리는 공감을 얻기 전에는 어떤 이야기도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특별히 고난을 당하는 사람, 마음에 힘을 잃어버린 사람,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기력이 없는 사람에게
그 사람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 주어야 하고,
머리를 댈 수 있는 어깨를 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욥은 사실 친구들에게 자신의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욥에 마음에 근본적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친구들을 넘어 하나님입니다. 본문 4절을 읽어보죠.
4 나의 원망이 사람을 향하여 하는 것이냐 내 마음이 어찌 조급하지 아니하겠느냐
욥에게 있어서 답답한 것은, 자신의 삶에 형편과 처지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고 있나?
하나님 나의 처지를 보고 계시는 건가?
하나님은 내가 지나온 삶의 자취를 아실 텐데... 왜 하나님이 대답이 없으시나?'
이것이 사실은 욥에게 가장 큰 아픔이고 고통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친구들은 하나님의 입장을 전달한다고 하면서,
욥에 상황과 처지, 지나온 삶의 자취를 잘 알지 못하고
섣부른 조언을 하였기 때문에 욥의 마음에 공감되지 않았던 것이죠.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정말 힘든 것은 상황만은 아닙니다.
우리를 정말 힘들게 만들고 좌절시키는 것은 환경만은 아닙니다.
욥의 이야기를 먼저 경청해 준다면, 우리는 욥의 처지에서 그를 위해 중보하고,
그의 손을 잡고 함께 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욥은 지금까지 신앙의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환경, 자신의 처지를 겪으면서
욥 자신의 신앙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됩니다.
욥도 친구도 처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이 땅에서 복 받고, 악을 행하는 사람이 마땅히 이 땅에서 벌을 받을 줄로만 생각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연고 없이, 이유 없이 자신의 삶에 고난이 찾아오고 말로 할 수 없는 재앙을 겪게 되었을 때 욥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아! 세상 그렇게 간단하고 단순하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구나' 하면서
정당하게 또 정직하게,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고난과 역경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고,
악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의 삶에도 평탄하고 형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욥에 '고뇌'고 '고민'이었습니다.
하나님 어찌하여 정직한 사람이 고통을 받고 악인이 형통할 수 있는 겁니까?
도대체 하나님의 뜻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하나님을 향한 욥의 항변이요, 고통이었는데요.
8 그들의 후손이 앞에서 그들과 함께 굳게 서고 자손이 그들의 목전에서 그러하구나
9 그들의 집이 평안하여 두려움이 없고 하나님의 매가 그들 위에 임하지 아니하며
10 그들의 수소는 새끼를 배고 그들의 암소는 낙태하는 일이 없이 새끼를 낳는구나
지금까지 생각할 때,
의인은 잘 되지만 악인은 형벌을 받아서 멸망하게 되거나,
혹은 잘 먹고 잘 살아도 마음엔 근심과 불안, 염려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세히 세상을 살펴보니까. 그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에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분명히 살아 계시고, 하나님이 만물을 통치하시는 것이 분명한데,
의인과 겸손하며 신실한 사람이 고난을 겪고, 뜻밖의 재난을 당하여 낭패를 겪는 일이 종종 있고
우리가 볼 때 벌 받아 마땅한 사람이 잘 되는 모습을 볼 때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심지어 본문에서 욥은 악인이 하나님을 향하고 조롱하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때로 형통하고 잘 사는 사람에게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말할 때,
영원한 삶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라고 말할 때,
악인이하는 말이 하나님을 향해 조롱하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14절 15절 이렇게 하는 악인의 소리를 들은 것입니다.
14 그러할지라도 그들은 하나님께 말하기를 우리를 떠나소서 우리가 주의 도리 알기를 바라지 아니하나이다
15 전능자가 누구이기에 우리가 섬기며 우리가 그에게 기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하는구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하나님 앞에 기도할 때, 하나님이 들어주지 않는 것을 보았는데,
질병 중에 죽어가고 있는 의인을 보고 또 악을 행하면서도 잘 사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고 섬기지 않겠다고 말하는 악인들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악인의 이야기가 의인 욥의 마음에 도전이 되는 거예요.
'이 고난 중에 내가 하나님을 예배하며 성경을 묵상한들 나에게 무슨 유익이 있을까?'
이러한 마음에 흔들림과 고뇌 속에서 욥은 놀라운 결단을 내립니다. 이것이 참된 신앙인 것이죠. 16절 이렇게 말합니다.
16 그러나 그들의 행복이 그들의 손 안에 있지 아니하니 악인의 계획은 나에게서 멀구나
악인이 나에게 그렇게 말한다 할지라도,
악인의 유혹과 그 소리에 내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하고,
악인의 그와 같은 계획이 내게서 멀다
나는 그 길을 따르지 않겠다.
때로 하나님 나의 기도에 침묵하시고, 악인이 형통하며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인다 하여도
언젠가 하나님께서 악인을 마침내 심판하실 것이며
그 악인의 끝을 내가 지금 보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는 악인의 길을 걷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선택하겠다고 하는 것이
욥에 신앙의 고백입니다.
사랑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의 삶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을 선택하며 그분의 곁에 서는 것
이것이 참다운 믿음이요. 신앙의 삶인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하신 하나님
그분과 동행하는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아버지
때때로 우리의 생각대로 하나님의 손길을 임하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와 주님의 다스림이 우리에게서 멀리 있는 것처럼 보여도
악인이 우리 곁에서 승승장구하고 잘 되는 것처럼 여겨져도
하나님 향한 신실한 믿음을 놓지 않게 하여 주시고
끝내 모든 것을 완성시킬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 믿음 안에서 오늘도 살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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