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6. | 생명의 삶 | 이해영 목사
안녕하세요.
성민교회를 섬기는 이해영 목사입니다.
초대 교부 아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하나님의 평화는 거룩한 질서에서 비롯되며,
이 질서가 파괴되면 하나님과의 관계도 손상된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하나님은 개인의 거룩함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거룩함을 통해 그분의 임재를 나타내십니다.
민수기 5장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의 거룩하심 안에 머물기 위해서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질서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공동체의 건강한 질서와 관계 회복이 곧 하나님의 임재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거룩함은 혼자만의 영역이 아니라 함께 세워져 가는 질서이자 회복의 길입니다.
오늘 그 거룩한 자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늘 본문은 민수기 5장 1절에서 10절의 말씀입니다.
공동체의 거룩함과 관계 회복을 위한 규례
민수기 5장 1절에서 10절 말씀입니다.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모든 나병 환자와 유출증이 있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하게 된 자를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되 3 남녀를 막론하고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어 그들이 진영을 더럽히게 하지 말라 내가 그 진영 가운데에 거하느니라 하시매 4 이스라엘 자손이 그같이 행하여 그들을 진영 밖으로 내보냈으니 곧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이 행하였더라 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6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라 남자나 여자나 사람들이 범하는 죄를 범하여 여호와께 거역함으로 죄를 지으면 7 그 지은 죄를 자복하고 그 죄 값을 온전히 갚되 오분의 일을 더하여 그가 죄를 지었던 그 사람에게 돌려줄 것이요 8 만일 죄 값을 받을 만한 친척이 없으면 그 죄 값을 여호와께 드려 제사장에게로 돌릴 것이니 이는 그를 위하여 속죄할 속죄의 숫양과 함께 돌릴 것이니라 9 이스라엘 자손이 거제로 제사장에게 가져오는 모든 성물은 그의 것이 될 것이라 10 각 사람이 구별한 물건은 그의 것이 되나니 누구든지 제사장에게 주는 것은 그의 것이 되느니라 |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공동체의 전결 규례로부터 시작됩니다.
나병 환자, 유출병이 있는 자, 시체로 부정하게 된 자들을 그 진영 밖으로 내보내라고 하나님은 명령하십니다.
2절을 보시지요.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모든 나병 환자와 유출증이 있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하게 된 자를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되
이 규례는 단순한 위생 관리 차원이 아닙니다.
부정이라는 개념 속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인재와 맞닿을 수 없는 인간의 존재의 한계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부정하다'라고 하는 이 말은 단순히 '더럽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거룩한 하나님의 앞에 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거룩함은 단순한 도덕적 청결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마주할 준비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때문에 부정한 자를 집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단순한 격리가 아니라, 하나님 임재를 위한 공동체적 전결을 준비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규례는 레위기 11장부터 15장까지 등장하는 정결법과 연결됩니다.
그중에 레위기 11장 45절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 지어다.' 라는 선포입니다.
레위기 11:45
45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급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공동체가 거룩하지 않으면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 거하실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신약에서는 이 원리가 더욱 깊어지지요.
고린도전서 3장 16절은 '너희는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라고 선언합니다.
고린도전서 3:16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공동체 전체가 성전이며, 그 성전은 거룩함을 통해 유지되는 것입니다.
개인의 전결만이 아닙니다.
공동체의 거룩함이 하나님의 임재를 담는 성전의 기초인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공동체에서 제외되는 과정 자체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멀어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돌아오는 길이었던 셈입니다.
거룩함을 위한 분리가 하나님과 더 깊이 만나는 예비 단계인 것입니다.

5절부터는 죄를 범한 자가 어떻게 회계하고 어떻게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어떤 죄든지 그것이 하나님께 대한 죄이면서 동시에 이웃과의 관계를 해치는 죄가 됨을 밝히고 있습니다.
6절을 보시죠.
6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라 남자나 여자나 사람들이 범하는 죄를 범하여 여호와께 거역함으로 죄를 지으면
여기서 죄의 성격이 분명히 드러나죠 사람들이 범하는 죄를 범하여 여호와께 거역함으로 죄를 지으면 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거역함으로 라고 하는 이 말은 단순한 실수나 잘못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뜨리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래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죄는 곧 하나님과의 관계에서의 죄로 연결된다는 것이 성경적인 사고인 것입니다.
7절도 보시죠.
7 그 지은 죄를 자복하고 그 죄 값을 온전히 갚되 오분의 일을 더하여 그가 죄를 지었던 그 사람에게 돌려줄 것이요
여기서 '자복하고'라고 하는 이 말은 단순히 잘못을 말하는 것을 뜻하는 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하나님의 기준 앞에 인정하고 동의한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죄의 본질은 관계의 파괴이며, 또 관계의 회복은 하나님 기준에 동의하는 데서 시작한다라는 것입니다.
결국 죄의 자복과 배상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공동체의 거룩함을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회막의 봉사는 성막을 돌보는 일만이 아니라 깨진 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균열을 메우는 거룩한 사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치유하는 손길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제사였던 것이지요.
아구스티누스의 말처럼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는 거룩한 질서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그리고 공동체의 질서가 회복될 때 그곳에 하나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이 세워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도 깨어진 관계와 흐트러진 질서를 다시 세우는 거룩한 회막이 되어야 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의 관계를 통해 공동체의 거룩함을 세워가게 하시고
잘못을 회개하고 서로를 용서함으로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거룩한 성전으로 살게 하여 주옵소서.
오늘 우리의 삶이 하나님과 이웃 앞에서 거룩한 질서와 사랑의 회복으로 이어지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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